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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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음성해설

기당미술관

폭풍

변시지 (1983)

  • 작품 구분회화
  • 작품 연도 1983
  • 작품 출처기증
  • 소장사유작가
  • 작품 장르 유화
  • 규격97 X 130
  • 재료캔버스, 유채

작품 설명

사람들은 변시지를 일컬어 ‘황토빛의 화가’라거나 ‘폭풍의 화가’라고 말합니다.
주로 인생 후반기 제주에서의 그린 작품들이 황토빛을 주조색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며, 또 거센 바람을 즐겨 그렸기 때문에 그런 닉네임이 붙여진 것입니다.
<폭풍>은 어느 작품보다도 거칠고 지독하게 느껴지도록, 요동치는 섬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폭풍의 난폭한 공격성과 사방에서 몰아치는 독한 기운이, 고공으로 치닫는 파도의 공포감에서 우리는 오히려 외경심을 느끼게 됩니다.

변시지의 1980대 초반 화면의 황토빛은 짙어진 고동색의 느낌을 담아냈었고, 1984년 이후 황토빛은 점점 밝아지다가, 급기야 2000년대 만년 그림에는 온화하리만치 화사한 느낌의 황토빛으로 변해, 바람 한 점 없이 평화롭고 고요한 세계로 안착하게 됨을 보여줍니다.

바람에도 부르는 이름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태풍은 열대성 저기압에서 발생한 폭풍으로 지역에 따라 서태평양에서는 태풍이라고 하는데 국제적으로 타이푼(typhoon)이라고 부릅니다.
태풍은 말 그대로 폭풍, 즉 기압에 따라 금새 사나운 바람으로 돌변하는 바람을 말합니다.
태풍의 가장 큰 피해는 해안을 덮치는 폭풍 물결(storm surge)에 있습니다.
이 폭풍 물결은 폭풍의 눈이 상륙한 지점에 이는 거친 물결로 거대한 파도를 동반하며, 제주에서는 태풍을 ‘놀’이라고 부릅니다.

<폭풍>은 3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단 구성은 조선 초기에 유행하던 화면 <계회도>의 구성 방식으로 이후 <탐라순력도>, <제주문자도> 등에서 자주 구현되었습니다.
변시지의 세로형 그림에서는 이 구성 방식을 자주 활용합니다.
떠나가는 배, 하늘까지 치닫는 파도, 헤쳐지는 초가, 버티고 선 소나무, 긴장한 말, 말을 의지해 선 화가 자신 등 강력한 폭풍만큼이나 화면의 필치는 매우 거칠어진 갈필로, 문인화에서 보이는 즉흥적인 필법처럼 마치 단단한 나무뿌리와 같은 터치가 돋보입니다.

이제 바람의 노래는 인간을 위협하는 공포의 굉음을 동반한 폭력적인 모습으로 섬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참모습을 경험적인 느낌과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풍경이야말로 진짜 제주의 풍토라는 것을 작품 <폭풍>은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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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당미술관 변시지

폭풍

(1983)

작품설명

사람들은 변시지를 일컬어 ‘황토빛의 화가’라거나 ‘폭풍의 화가’라고 말합니다.
주로 인생 후반기 제주에서의 그린 작품들이 황토빛을 주조색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며, 또 거센 바람을 즐겨 그렸기 때문에 그런 닉네임이 붙여진 것입니다.
<폭풍>은 어느 작품보다도 거칠고 지독하게 느껴지도록, 요동치는 섬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폭풍의 난폭한 공격성과 사방에서 몰아치는 독한 기운이, 고공으로 치닫는 파도의 공포감에서 우리는 오히려 외경심을 느끼게 됩니다.

변시지의 1980대 초반 화면의 황토빛은 짙어진 고동색의 느낌을 담아냈었고, 1984년 이후 황토빛은 점점 밝아지다가, 급기야 2000년대 만년 그림에는 온화하리만치 화사한 느낌의 황토빛으로 변해, 바람 한 점 없이 평화롭고 고요한 세계로 안착하게 됨을 보여줍니다.

바람에도 부르는 이름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태풍은 열대성 저기압에서 발생한 폭풍으로 지역에 따라 서태평양에서는 태풍이라고 하는데 국제적으로 타이푼(typhoon)이라고 부릅니다.
태풍은 말 그대로 폭풍, 즉 기압에 따라 금새 사나운 바람으로 돌변하는 바람을 말합니다.
태풍의 가장 큰 피해는 해안을 덮치는 폭풍 물결(storm surge)에 있습니다.
이 폭풍 물결은 폭풍의 눈이 상륙한 지점에 이는 거친 물결로 거대한 파도를 동반하며, 제주에서는 태풍을 ‘놀’이라고 부릅니다.

<폭풍>은 3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단 구성은 조선 초기에 유행하던 화면 <계회도>의 구성 방식으로 이후 <탐라순력도>, <제주문자도> 등에서 자주 구현되었습니다.
변시지의 세로형 그림에서는 이 구성 방식을 자주 활용합니다.
떠나가는 배, 하늘까지 치닫는 파도, 헤쳐지는 초가, 버티고 선 소나무, 긴장한 말, 말을 의지해 선 화가 자신 등 강력한 폭풍만큼이나 화면의 필치는 매우 거칠어진 갈필로, 문인화에서 보이는 즉흥적인 필법처럼 마치 단단한 나무뿌리와 같은 터치가 돋보입니다.

이제 바람의 노래는 인간을 위협하는 공포의 굉음을 동반한 폭력적인 모습으로 섬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참모습을 경험적인 느낌과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풍경이야말로 진짜 제주의 풍토라는 것을 작품 <폭풍>은 일깨워주고 있습니다.